목차
첫눈 시 모음 - 정호승, 김용택 눈 오는 날 시
첫눈이 내리는 날의 특별함은 누구나 기억하고 있을 겁니다. 오늘 2024년 첫눈이 내렸습니다. 역대 첫눈 치고는 참 과하게 내렸습니다. 그래도 눈이 내려 쌓이면 세상 모두를 새하얗게 덮어 더러움을 잠시나마 치워줍니다. 오늘 아침 아이 학원에 보내고 돌아오는 길에 신현중학교 옆 작은 석남 이음숲 공원의 자작나무 숲에서 첫눈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자작나무와 눈은 참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이 몽글몽글한 마음을 담아서 눈 오는 날 시 모음의 첫번 째인 첫눈 시 모음을 모아봤습니다.
첫눈은 단순히 하얀 눈이 내리는 현상을 넘어, 추억과 감정, 그리고 새로운 시작의 상징입니다. 시인들은 이런 첫눈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면서 사랑과 기다림, 그리고 순수함을 시에 담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첫눈'을 주제로 한 첫눈 시 모음을 살펴보며 그 속에 담긴 눈 오는 날 시의 의미와 감정을 함께 느껴 보도록 하겠습니다.
첫눈 편지 - 이해인의 깨끗한 사랑
첫눈 편지 - 이해인
차갑고도 따스하게
송이송이 시가 되어 내리는 눈
눈 나라의 흰 평화는 눈이 부셔라털어내면 그뿐
다신 달라붙지 않는
깨끗한 자유로움가볍게 쌓여서
조용히 이루어 내는
무게와 깊이하연 고지를 꺾고
끝내는 녹아버릴 줄도 아는
온유함이여나도 그런 사랑을 해야겠네
그대가 하얀 눈사람으로
나를 기다리는 눈나라에서하얗게 피어날 줄 밖에 모르는
눈꽃처럼 그렇게 단순하고
순결한 사랑을 해야겠네
이해인의 시 "첫눈 편지"는 첫눈의 순수함과 따스함을 사랑에 비유한 작품입니다. 첫눈은 차가우면서도 부드럽게 다가오는 이미지로 묘사되며, 이런 감정은 깨끗하고 순결한 사랑으로 연결됩니다. 시에서는 "털어내면 그뿐, 다신 달라붙지 않는 깨끗한 자유로움"이라고 표현하면서 첫눈의 특징인 가벼움과 일시성을 사랑의 한 형태로 묘사합니다.
첫눈은 사랑의 대상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는 순수한 매개체로 등장하며, 이것은 이해인의 사랑의 이상적 이미지를 드러냅니다. 시에서 첫눈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사랑은 깨끗하고, 하얀 눈처럼 투명한 감정입니다. 특히 눈사람을 통해 시인은 사랑의 순수하고 변하지 않는 모습, 그리고 하얀 눈처럼 쉽게 흔적을 남기지 않지만 마음속에 깊게 새겨지는 사랑의 특징을 잘 표현합니다.
첫눈 / 정호승 - 우연과 숙명 사이
첫눈 / 정호승
너에게는 우연이나
나에게는 숙명이다우리가 죽기 전에 만나는 일이
이 얼마나 아름다우냐나는 네가 흘렸던
분노의 눈물을 잊지 못하고너는 가장 높은 나뭇가지 위에 앉아
길 떠나는 나를 내려다본다또다시 용서해야 할 일과
증오해야 할 일을 위하여오늘도 기도하는 새의
손등 위에 내린 너
정호승의 시 "첫눈"은 첫눈을 숙명적인 만남으로 받아들이는 시인의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시에서 첫눈은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의 인연을 떠올리게 하는 특별한 순간입니다. "너에게는 우연이나, 나에게는 숙명이다"라는 구절은 시인이 첫눈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잘 보여줍니다.
이 첫눈은 사랑과 용서를 상징하며, 첫눈이 내리는 날의 특별한 만남이 단지 우연이 아니라 필연적인 것처럼 느껴지는 감정을 담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살면서 맞이하는 첫눈과 같은 특별한 순간들이 사실은 필연적으로 다가오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시 속에서 첫눈은 아픔과 화해,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위한 다짐을 의미합니다. 마치 흰 눈이 대지를 덮어 모든 것을 깨끗하게 만들듯, 첫눈은 용서와 화해를 가능하게 하는 상징적 의미로 해석됩니다.
첫눈 오는 날 만나자 - 정호승의 기다림과 약속
첫눈 오는 날 만나자 / 정호승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어머니가 싸리빗자루로 쓸어놓은 눈길을 걸어
누구의 발자국 하나 찍히지 않은 순백의 골목을 지나
새들의 발자국 같은 흰 발자국을 남기며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러 가자팔짱을 끼고
더러 눈길에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가난한 아저씨가 연탄 화덕 앞에 쭈그리고 앉아
목장갑 낀 손으로 구워놓은 군밤을
더러 사먹기도 하면서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눈물이 나도록 웃으며 눈길을 걸어가자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을 기다린다
첫눈을 기다리는 사람들만이
첫눈 같은 세상이 오기를 기다린다
아직도 첫눈 오는 날 만나자고 약속하는 사람들 때문에
첫눈은 내린다세상에 눈이 내린다는 것과
눈 내리는 거리를 걸을 수 있다는 것은
그 얼마나 큰 축복인가첫눈 오는 날 만나자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약속한 사람을 만나
커피를 마시고
눈 내리는 기차역 부근을 서성거리자
정호승의 또 다른 작품 "첫눈 오는 날 만나자"는 첫눈을 기다림의 상징으로 묘사합니다. 시에서 첫눈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약속, 그리고 그 약속을 기다리는 설렘을 나타냅니다.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을 기다린다"라는 구절은 첫눈이 단순히 계절의 변화가 아닌, 특별한 만남을 의미하는 상징적인 사건임을 보여줍니다.
시 속에서 첫눈은 두 사람 사이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합니다.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 하얀 골목, 발자국을 남기며 걸어가는 장면은 두 사람이 만들어 가는 새로운 기억을 상징합니다. 첫눈이 내리는 날에 만나기로 한 약속은, 사랑하는 이들 사이의 특별한 시간을 의미하며 그 순간의 소중함을 강조합니다. 또한, 첫눈은 세상 모든 것이 깨끗해지는 느낌을 주며, 이는 두 사람이 만나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과정과도 닮아 있습니다.
첫눈 - 나태주
몰캉몰캉한 시 하면 나태주 시인을 빼놓을 수 없겠죠? 첫눈의 감정은 언제나 늘 말랑말랑 몰캉몰캉 합니다. 그러니 첫눈 시도 역시 나태주 시인의 "첫눈"을 뺄 수 없겠습니다.
첫눈 - 나태주
요즘 며칠 너 보지 못해
목이 말랐다어젯밤에도 깜깜한 밤
보고 싶은 마음에
더욱 깜깜한 마음이었다몇 날 며칠 보고 싶어
목이 말랐던 마음
깜깜한 마음이
눈이 되어 내렸다네 하얀 마음이 나를
감싸 안았다
첫눈 같은 당신 - 김용택의 사랑의 떨림
내게 당신은 첫눈 같은 이 / 김용택
처음 당신을 발견해 가던 떨림
당신을 알아 가던 환희
당신이라면 무엇이고 이해되던 무조건,
당신의 빛과 그림자 모두 내 것이 되어 가슴에 연민으로 오던 아픔,
이렇게 당신께 길들여지고 그 길들여짐을 나는 누리게 되었습니다.나는 한사코 거부할랍니다.
당신이 내 일상이 되는 것을.
늘 새로운 부끄럼으로
늘 새로운 떨림으로
처음의 감동을 새롭히고 말 겁니다.사랑이,
사랑이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요.
이 세상 하고 많은 사람 중에 내 사랑을 이끌어 낼 사람 어디 있을라구요.
기막힌 별을 따는 것이 어디 두 번이나 있을법한 일일라구요.한 번으로 지쳐 혼신이 사그라질 것이 사랑이 아니던지요.
맨처음의 떨림을 항상 새로움으로 가꾸는 것이 사랑이겠지요.
그것은 의지적인 정성이 필요한 것이지요.
사랑은 쉽게 닳아져버리기 때문입니다.당신께 대한 정성을 늘 새롭히는 것이 나의 사랑이라고 믿습니다.
당신이 얼마나, 얼마나 소중한지 모릅니다.
나는 내 생애에 인간이 되는 첫관문을 뚫어주신 당신이 영원
으로 가는 길까지 함께 가주시리라 굳게 믿습니다.
당신에게 속한 모든 것이 당신처럼 귀합니다.
당신의 사랑도, 당신의 아픔도, 당신의 소망도, 당신의 고뇌도 모두 나의 것입니다.당신 하나로 밤이 깊어지고 해가 떴습니다.
피로와 일 속에서도 당신은 나를 놓아 주지 아니하셨습니다.
기도, 명상까지도 당신은 점령군이 되어 버리셨습니다.내게,
아, 내게
첫눈 같은 당신.
김용택의 시 "내게 당신은 첫눈 같은 이"는 첫눈과도 같은 사랑의 처음 느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첫눈처럼 처음 느꼈던 사랑의 떨림과 설렘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기를 바라는 시인의 마음이 잘 드러납니다. 시인은 첫눈이 가진 새로움과 깨끗함을 사랑의 감정으로 표현하며, 사랑이 일상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늘 새로운 감정을 유지하려는 의지를 드러냅니다.
이 시에서 첫눈은 사랑의 첫 순간, 그 설레고 떨리던 감정을 상징합니다. 사랑이란 단순히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해지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 첫눈처럼 새롭게 다가와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는 첫눈이 주는 설렘이 매번 새로울 수 있음을, 그리고 사랑 역시 그렇게 유지되어야 함을 시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첫눈이 오는 날 - 김남식의 용서와 화해
첫눈이 오는 날 - 김남식
첫눈은 느닷없이 오는 눈이다
그것도 일 년 만에
첫눈이 오는 나는 왠지 기분이 묘하고 술렁인다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대문 앞 삽살개까지 코리를 흔든다첫눈이 오는 날은 누군가에게서 꼭 연락이 올 것 같다
멀리 떨어진 친구 아니면
영영 소식이 없는 그 어떤 사람에게서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본다
그래서 첫눈을 마중하러 나간다나뭇잎이 한두 잎 매달린 나뭇가지 위에
어설픈 가을 막 풀덤불 위에도
그리고 도시의 지붕 위에도
세상의 모든 것을 하얗게 만들어 놓았다
이제 남은 것은 내 맘뿐첫눈이 오는 날 모두를 용서할 것 같다
작은 오해에서 빚어진 토라짐부터 주먹다짐까지
첫눈을 구실 삼아 술 한잔 하자면
서로 얼었던 마음이 눈처럼 녹을 것 같다
오래전에 헤어진 그 사람까지도
김남식의 "첫눈이 오는 날"은 첫눈을 맞이하며 느끼는 묘한 감정을 중심으로, 과거의 갈등과 상처를 용서하는 순간을 담고 있습니다. 첫눈이 내리는 날은 모든 것을 덮어주는 듯한 순백의 느낌을 줍니다. 이는 사람들 사이의 오해와 갈등을 녹여내고 서로를 용서하게 만드는 계기로 작용합니다.
시에서 첫눈은 마치 세상을 새롭게 만드는 듯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며, 시인은 이를 통해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새롭게 시작하고자 하는 마음을 드러냅니다. 첫눈은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니라, 사람들 마음 속 깊이 자리한 응어리를 풀어주는 상징적 역할을 합니다. 시인이 첫눈을 맞으며 느끼는 용서와 화해의 감정은, 우리에게도 첫눈이 주는 치유의 힘을 떠올리게 합니다.
첫눈 내리고 - 김경숙의 고요한 설렘
첫눈, 내리고 - 김경숙
어디서 오시는가
설레는 가슴을 열어
다가오는 시간을 담습니다하연 눈이 내려와 자꾸 내려와 창 박 나뭇가지보다
내 마음에 먼저 내려 쌓이고
단단한 땅에 스미고
마음은 그대 영혼을 안고 생각의 생각을 녹이며
젖고 젖습니다생각의 숲은 눈발과 눈발 사이 경계처럼 이어지고
그 생각들을 또 다른 내 안에 담으며
선택의 길 걸어갑니다때때로 가슴 뛰던 세월 속살
억새꽃 하얀 미소로 흔들리면
축복이 쏟아져 내린 땅에 서서
첫눈의 젖은 숨소리 시간에 담습니다
김경숙의 시 "첫눈 내리고"는 첫눈이 내리는 순간의 설렘과 평화를 중심으로 묘사된 작품입니다. 시에서는 첫눈이 마치 우리의 마음속 깊은 곳을 만지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하얗게 쌓이는 눈은 단단한 땅을 덮으며, 그 과정에서 우리의 내면에 있는 딱딱한 감정들이 스르르 녹아내리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합니다.
눈이 내리는 모습은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니라, 우리 안에 있는 오래된 감정들을 치유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이는 첫눈이 내리는 고요한 순간에 마주하는 감정의 변화, 그리고 그 변화 속에서 얻게 되는 내면의 평화를 상징합니다.
첫눈 오는 날 우리 만나자 - 이문조의 첫사랑 회상
첫눈 오는 날 우리 만나자 - 이문조
첫눈 첫사랑 첫 키스 첫 경험
처음만큼 설레는 것도 없다눈 내리는 고요한 이 밤
첫눈 올 때 우리 만나자는
희미한 옛날의 약속 떠올리고첫사랑의 그녀를
가슴 깊은 곳에서 꺼내보고첫 키스의 달콤하고 황홀한 솜사탕을
다시 핥아 본다첫눈 오는 날 우리 만나자는 그 약속
아직도 유효한지
달려가고만 싶은 소년의 마음
설레는 첫사랑의 추억
이문조의 시 "첫눈 오는 날 우리 만나자"는 첫눈을 첫사랑과 연결 지어 표현한 작품입니다. 첫눈, 첫사랑, 첫 키스와 같은 '처음'의 설렘을 첫눈과 함께 떠올리며, 첫눈이 내리는 고요한 밤의 기억을 상기합니다. 시인은 첫사랑의 그녀와의 약속을 회상하며, 첫눈이 주는 그리움과 아련한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합니다.
첫눈은 우리가 잊고 있던 첫사랑의 기억을 다시금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로 등장합니다. 첫사랑의 추억은 첫눈처럼 우리 마음 깊은 곳에 새겨져 있으며, 그 추억은 첫눈이 올 때마다 다시 살아나 우리의 마음을 흔들리게 합니다. 시 속에서 첫눈은 그리움과 설렘, 그리고 아련한 기억의 상징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첫눈이 내립니다 - 안도현의 기다림과 사랑
첫눈이 내립니다 / 안도현
참나무 자작나무 마른 잎사귀를 밟으며
첫눈이 내립니다첫눈이 내리는 날은
왠지 그대가 올 것 같아
나는 겨울 숲에 한 그루 나무로 서서
그대를 기다립니다그대를 알고부터
나는 기다리는 일이 즐거워졌습니다
이 계절에서 저 계절을 기다리는
헐벗은 나무들도 모두
그래서 사랑에 빠진 것이겠지요눈이 쌓일수록
가지고 있던 많은 것을
송두리째 버리는 숲을 보며
그대를 사랑하는 동안
내 마음 속 헛된 욕심이며
보잘것없는 지식들을
내 삶의 골짜기에 퍼붓기 시작하는
저 숫눈발 속에다
하나 남김없이 묻어야 함을 압니다비록 가난하지만
따뜻한 아궁이가 있는 사람들의 마을로
내가 돌아가야 할
길도 지워지고
기다림으로 부르르 몸 떠는
빈 겨울 나무들의 숲으로
그대 올 때는
천지사방 가슴 벅찬
폭설로 오십시오그때까지 내 할 일은
머리 끝까지 눈을 뒤집어쓰고
눈사람되어 서 있는 일입니다
안도현의 시 "첫눈이 내립니다"는 첫눈을 기다리는 마음과 그 첫눈을 맞이하는 순간의 감정을 담고 있습니다. 시인은 겨울 숲에 한 그루 나무처럼 서서 첫눈을 기다리며, 그 기다림 속에서 느끼는 설렘과 사랑을 묘사합니다. 첫눈은 마치 사랑하는 이를 기다리는 과정과도 같으며, 그 기다림 속에서 점점 깊어지는 감정의 변화를 시적으로 표현합니다.
첫눈이 쌓이며 모든 것을 덮어주는 모습은, 사랑이 우리 마음을 가득 채우는 과정을 연상케 합니다. 시인은 첫눈이 내리는 날에 느끼는 사랑의 감정을, 기다림과 설렘 속에서 점점 더 깊어지는 형태로 그려냅니다. 이는 사랑이 단순히 순간의 감정이 아니라, 오랜 기다림 속에서 자라나는 것임을 상징적으로 나타냅니다.
첫눈 / 이정하 - 추억과 그리움의 순간
첫눈 / 이정하
아무도 없는 뒤를 자꾸만 쳐다보는 것은
혹시나 네가 거기 서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이다.
그러나 너는 아무데도 없었다.낙엽이 질 때쯤 나는 너를 잊고 있었다.
색 바랜 사진처럼 까맣게 너를 잊고 있었다.
하지만 첫눈이 내리는 지금, 소복소복 내리는 눈처럼
너의 생각이 싸아하니 떠오르는 것은 어쩐 일일까.
그토록 못 잊어하다가
거짓말처럼 너를 잊고 있었는데
첫눈이 내린 지금,자꾸만 휑하니 비어 오는 내 마음에
함박눈이 쌓이듯 네가 쌓이고 있었다
이정하의 시 "첫눈"은 첫눈이 내릴 때 느끼는 그리움과 아련한 추억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시인은 첫눈이 내리는 날, 잊고 있던 사랑의 기억이 눈처럼 소복하게 떠오르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첫눈은 시인의 마음 속 깊이 남아 있던 사랑의 흔적을 다시금 떠올리게 하며, 그 사랑이 얼마나 강렬했던가를 상기하게 합니다.
특히 "낙엽이 질 때쯤 나는 너를 잊고 있었다"라는 구절에서, 시인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희미해져 가던 사랑의 기억이 첫눈이 내리는 순간 되살아나는 것을 묘사합니다. 첫눈은 마치 우리가 마음 깊이 묻어 두었던 감정을 다시 꺼내어 보는 계기가 되는 듯합니다. 이는 첫눈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아련한 감정과, 그 순간의 아름다움을 잘 보여줍니다.
첫눈 내리는 아침 - 안희선의 따스한 그리움
첫눈 내리는 아침 - 안희선
지난밤
한 겨울의 기나긴 추위가
뼛속 깊이 스며들었습니다아직도 내 가슴에
속절없이 살아있는 하얀 그리움그곳에 날아가 못 박히는
눈물겨운 그대가
아침 햇살처럼 따스합니다
안희선의 시 "첫눈 내리는 아침"은 첫눈이 내리는 날의 그리움과 따스한 감정을 담고 있습니다. 시인은 첫눈이 내리는 아침을 맞이하며, 과거의 사랑과 그리움이 함께 떠오르는 모습을 그립니다. 하얀 눈은 단순히 추운 겨울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 속 깊은 곳의 그리움과 따뜻한 기억을 상기시키는 매개체로 작용합니다.
시에서 첫눈은 마치 사랑하는 이를 떠올리게 하는, 따스하고 아름다운 기억을 담고 있습니다. 첫눈이 내리는 아침의 고요함 속에서, 시인은 과거의 사랑을 떠올리고, 그 사랑이 주는 따뜻함과 설렘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됩니다. 첫눈은 이처럼 우리에게 과거의 따뜻한 기억을 되살려 주며, 그 속에서 위로와 감동을 얻을 수 있는 특별한 순간을 만들어 줍니다.
겨울 약속 - 김현태의 겨울의 기다림
겨울 약속 / 김현태
첫눈이 오면 만나자고 했던가요
누구나 상처 하나쯤은 간직한다고
우리가 나눈 것은 차라리 사랑이라고
그대가 남기고 간 눈빛 하나에
나는 여태 오도 가도 못하고
겨울나무 곁에 서성입니다함께 나눈 나날을 돌이켜 보면
눈물에 투영된 그대 모습이 전부이지만
그래도 자꾸만 그리워지는 것은
아마도 약속 때문이겠지요첫눈이 오면 다시 만나자고 한
그대도 없이 하염없이 눈이 내리고
강가에 내려 앉은 산 그림자마저
겨울잠을 자는데 그대는 오지도 않고
나는 또 한 그루 겨울나무가 되어갑니다
김현태의 시 "겨울 약속"은 첫눈이 내리면 만날 것을 약속했던 사랑의 기다림을 그려낸 작품입니다. 시인은 첫눈이 오기를 기다리며, 그와 함께 나누었던 약속을 떠올립니다. 겨울의 차가운 날씨 속에서도 첫눈이 주는 따뜻한 감정은 시인의 마음을 설레게 하며,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한 기다림의 순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듭니다.
시 속에서 첫눈은 단순한 자연 현상을 넘어, 사랑하는 사람과의 약속과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한 기다림을 의미합니다. 시인은 그 기다림 속에서 느끼는 설렘과 기대로 인해, 겨울이 더욱 따뜻하게 느껴진다고 표현합니다. 첫눈은 우리에게 단지 계절의 변화를 알리는 신호가 아니라, 사랑과 추억, 그리고 기다림의 상징이 되어 마음 깊이 자리합니다.
첫눈의 감동과 그 깊은 의미
첫눈은 우리에게 단순히 겨울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신호가 아닙니다. 첫눈은 사랑의 시작, 오래된 약속의 이행, 그리고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는 순간을 상징합니다. 시인들은 첫눈을 통해 우리의 마음 깊은 곳에 자리한 다양한 감정을 끌어내고, 이를 시적인 언어로 아름답게 표현해왔습니다. 첫눈이 내리는 날의 감동은 그저 눈을 보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우리 마음속에 쌓인 감정들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합니다.
첫눈을 기다리는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설렘과 감동,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사랑과 용서의 이야기는 여전히 우리의 마음을 울립니다. 첫눈이 내리는 날, 우리는 그 하얀 풍경 속에서 새로운 시작을 꿈꾸고, 서로를 이해하며, 사랑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이렇듯 첫눈은 단순한 겨울의 시작이 아닌, 우리 삶 속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순간임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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